자면서 공부하는 수면학습이 효과가 있다고? 수면학습법 총정리

자면서 공부하는 수면학습에 효과가 있다는 가설이 실험으로 증명된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자는 동안 외국어를 듣기만 해도 저절로 외국어를 익힐 수 있다니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는 학습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면학습법에 대한 연구 결과와 방법을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수면학습 연구 결과의 흐름

스위스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의 비요른 라스크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면서 공부하면 수면학습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수면학습 효과는 1920년대부터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긴 했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당시 태어나지 않았을 때라... 수면학습법에 대해서도 처음 듣긴 합니다.)

 

하지만 1970년대의 열풍 이후 수십 년의 시간이 흐른 이후, 현재는 수면학습이 효과가 없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인데요. 게다가 소음을 발생시켜 숙면을 방해해 오히려 학습 능률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제야 수면학습이 효과가 없다는 기존의 주장이 뒤집혔을까요? 기억 연구 분야의 최근 몇 년 동안의 상황 변화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수면시 두뇌 활동은?

우리가 잠을 잘 때 그날 낮 동안 경험한 일이 뇌 속에서 재생됩니다. 이는 쥐 실험으로 발견된 사실입니다. 우리가 경험하기도 하고요.

 

쥐에게 미로를 몇 차례 통과하게 하면 미로 안에서 활동한 신경세포가 수면 중에 다시 활성화 되는데요. 무려 20년 전에 이루어진 연구 결과 입니다. 그 후 지속해서 후속 연구가 이루어졌고, 수면 중 재생은 예상 이상으로 정확하다는 사실이 아울러 판명되었습니다. 즉, 잠자는 동안의 두뇌 활동 패턴을 보기만 해도 그 쥐가 미로 안에서 어떤 경로를 선택해 통과했는지 거의 정확하게 역산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재생 속도는 더욱 놀랍습니다. 실제로 미로를 통과할 때 걸린 시간의 수십 배 속도로 고속 재생이 되었습니다. 이 고속 재생 경험이 뇌 속, 특히 해마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해마는 기억에 관여하는 부위입니다. 당연히 뇌 내 재생이 기억의 열쇠가 된다고 추정하는 가설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요. 이후 해마가 수면 중 몇 차례 복습을 하며 그날 일어난 사건을 기억으로 정착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 사실로 입증되었습니다.

 

수면학습에 소리가 미치는 영향

2012년에 더욱 결정적인 발견이 이루어집니다. 연구팀은 쥐가 미로를 통과할 때 특정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두 종류의 미로를 학습하는 도중에 미로마다 서로 다른 소리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수면 중에 둘 중 한 가지 소리를 들려주면 그 소리에 관련된 미로의 기억이 빈번하게 뇌 속에서 재생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자는 동안 외부에서 소리를 들려주어 뇌 내 재생 횟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인공 제어는 '논렘수면'이라 부르는 깊은 수면에서만 가능했다고 합니다.

 

효과적인 수면학습법

이 연구 결과에서 출발하여 비요른 라스크 교수의 연구팀은 독일어를 모국어로 하는 68명의 참여자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네덜란드어 단어 120개를 암기하게 했습니다. 쉽게 말해 모르는 외국어 단어 120개를 외우게 한 것입니다. 공부는 밤 10시부터 시작하게 했고, 11시에는 잠자리에 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참여자들이 논렘수면에 빠진 동안에만 암기한 단어 120개 중 절반에 해당하는 60개의 단어를 음성으로 낭독해 주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과는 놀랍습니다. 논렘수면 상태에서 들은 60개의 단어는 나머지 60개에 비해 단어 시험 점수가 10퍼센트 가량 높았습니다. 자면서 공부가 된다는 소리가 허튼 소리가 아닌 것입니다.

 

결론

이러한 수면학습법은 앞으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전략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한계가 있다면 논렘수면 상태에서 들려주어야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면서 영어단어 오디오를 무작정 틀어놓는다고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반영해서 논렘수면 상태에서 훌륭하게 학습이 될만한 어플이나 장치가 나오지 않을까요?